3월 17일 오전 광화문-잠실 구간에서 열린 서울국제마라톤에서 아프리카 선수들이 남자부 입상권을 싹쓸이한 가운데 가와우치 유키(26. 일본) 선수가 4위를 차지하며 유일한 동양인 입상자가 됐다. 직업선수가 아닌 현직 공무원인데다 불과 6주 전에 개인최고기록을 달성했고, 이번에도 새로운 개인기록을 작성했기 때문에 마라톤 팬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대학까지 선수 활동하다 공무원으로 새 삶
불리한 여건 속 기록 좋아져 국가대표까지

마라톤 동호인들에게는 가와추치 유키라는 이름이 결코 생소하지 않을 것이다. 지난 2011년 대구국제육상선수권대회를 전후로 그의 일본 내 활약상이 국내 언론에도 종종 보도됐기 때문이다.

가와우치는 가쿠슈인대학에 다닐 때까지 선수생활을 하다가 이후 직업선수의 길을 포기하고 2009년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 회계담당 사무직원이 됐다. 여가시간에만 운동하는 동호인 생활을 하면서도 기록은 오히려 좋아져 그해 후쿠오카마라톤에서 2시간 17분 33초, 이듬해 도쿄마라톤에서 2시간 12분 36초로 개인기록을 단축했다.

2011년 도쿄마라톤에서는 2시간 08분 37초로 개인기록을 대폭 당기면서 쟁쟁한 직업선수들을 제치고 국가대표로 선발되기에 이르렀다. 2011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출전한 그는 자신의 최고기록에는 크게 못 미치는 2시간 16분 11초로 18위에 머물렀지만 번외로 운영된 단체전에서는 은메달을 목에 거는 영예를 안았다.

일본서 개인최고기록 우승 후 6주 만에 참가
아프리카 선수들과 경쟁해 개인기록 또 경신

가와우치는 올해 2월 3일 열린 벳부-오이타 마이니치마라톤에서 2시간 8분 15초로 우승을 차지했다. 대회기록이자 개인최고기록을 작성했으므로 전력을 다한 레이스가 분명하다. 그런데도 그는 코스가 좋다며 불과 6주 만에 서울국제마라톤 출발선에 섰다. 결과는 놀라웠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제대로 몸을 회복시킬 시간도 없었을 텐데 시종일관 아프리카 선수들과 선두 경합을 벌였다. 국내 선수들이 순위권 밖으로 물러난 중반 이후에도 페이스를 잃지 않으면서 짜릿한 1초차 개인기록 경신과 4위 입상을 일궈냈다.

완주 후 인터뷰에서 그는 “직업과 병행하는 것이 내 스타일”이라며 “전업선수가 된다고 해서 기록이 단축된다고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국가대표급 선수들을 대거 출전시켰지만 2시간 10분 이내 기록을 하나도 배출하지 못한 우리나라 실업팀들로서는 뼈아픈 말이 아닐 수 없다. 선수 발굴부터 훈련프로그램, 선수단 관리 등 모든 면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을 면할 수 없을 듯하다.

국제 남자
1위     프랭클린 쳅크워니     케냐     2:06:59
2위     슈미 데차사 레체     에티오피아     2:07:11
3위     세보카 디바바 톨라     에티오피아     2:07:26
4위     가와우치 유키     일본     2:08:14
5위     요스팟 키플리모 케이요     케냐     2:09:44
6위     엘리자 키플라갓 케이타니     케냐     2:09:53
7위     다니엘 킵코리르 쳅예곤     우간다     2:09:58
8위     존 킵로티치     케냐     2:10:08

국제 여자
1위     플로메나 쳅치르치르 춤바     케냐     2:25:43
2위     에멥트 에테아 베다다     에티오피아     2:25:53
3위     예시메벳 타데세 비파     에티오피아     2:26:17
4위     김성은     한국     2:27:20
5위     리디아 루토 예로티쉬     케냐     2:28:22
6위     아스나케크 멩기스투 에기가예후     에티오피아     2:31:55
7위     유지니아 다닐로바     러시아     2:32:27
8위     김선애     한국     2:36:41

국내 남자
1위     성지훈     한체대     2:12:53
2위     김영진     삼성전자     2:13:49
3위     오진욱     한체대     2:14:09
4위     박주영     한국전력     2:16:24
5위     권영솔     삼성전자     2:16:50
6위     이영욱     건국대     2:16:58

국내 여자
1위     김성은     삼성전자     2:27:20
2위     김선애     합천군청     2:36:41
3위     최보라     경주시청     2:36:58
4위     이숙정     삼성전자     2:37:21
5위     정형선     K-water     2:38:35
6위     장진숙     경기도청     2:38:44

마스터스 남자
1위     마키노 사에키     2:20:59
2위     김창원     2:27:38
3위     장성연     2:27:54
4위     정석근     2:28:57
5위     블레어 맥휘터     2:31:57

마스터스 여자
1위     홍서린     2:51:04
2위     이민주     2:51:31
3위     이경화     2:53:59
4위     배정임     2:54:16
5위     류승화     2:5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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