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가이드

이런 대회가 있다. 한여름 토요일 밤에 출발해 풀코스를 걷거나 50km 세미 울트라 코스를 달린다. 한강의 남단과 북단 도로를 넘나들며 밤새도록 다양한 강변 야경을 만끽한다. 동 틀 무렵 골인해서 그 어느 때보다 특별한 일요일 아침을 맞이할 수 있다.

또 이런 대회도 있다. 참가비가 3만 원이고, 기념품은 몸에 달라붙는 반팔티다. 서바이벌 방식의 야간대회라 배낭과 랜턴 및 깜박이를 준비해야 한다. 주로에 자원봉사자나 스태프를 배치하지 않으며 기록측정 칩도 사용하지 않고 거리표지판도 없다. 기념품, 번호표, 간식, 완주메달, 웹기록증이 지급품의 전부이며 모두 현장에서 지급한다.

놀랍게도, 둘 다 같은 대회에 대한 설명이다. 올해로 6회째를 맞이한 코리아어드벤처레이스의 장점과 단점을 나눠서 서술한 것이다. 독자분들이 보기엔 어떤가? 장점이 단점을 상쇄하는가, 아니면 단점이 장점을 덮을 정도인가?

일단 분명한 것은 다소 불친절해 보이는 이 대회가 참 남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으며 기 참가자들의 충성도 역시 높다는 점이다.

사실 이 대회는 작년에 폭우로 인한 도로 침수가 우려된다는 이유로 갑자기 연기됐었다. 그 과정에서 참가비 환불 불가 방침을 밝혔다가 번복하고 환불 절차도 지연되는 등 잡음이 있었다. 그래서 이 대회를 아끼는 러너들은 올해 과연 인원 동원에 성공할 수 있을지, 또 파행을 일으키지는 않을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대회는 딱 2주일 남았다. 대회 4일 전인 19일까지 접수를 받는다. 현 시점에선 대회일 전후로 큰 태풍이나 폭우가 예고되어 있지 않고, 별다른 공지사항도 올라오지 않았으므로 파행될 가능성은 거의 없을 듯하다.

관건은 대회의 운영이다. 작년 파행에 실망한 러너들 앞에서 멋진 대회 운영을 보여줌으로써 ‘약간 불친절하지만 여전히 매력적인 대회’라는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 올해는 이 대회가 향후 롱런 할 수 있을지 없을지를 판가름하는 공개 오디션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