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가이드

사진은 올해 4월 진행된 통산 100번째 무료 마라톤교실에서 이론 강의 중인 정석근 감독

정석근 감독이 자신의 이름을 걸고 만든 강습회 ‘정석근마라톤사관학교(이하 사관학교)’가 2기 회원을 모집한다. 동계훈련을 통해 서울국제마라톤 등 상반기 주요 대회를 대비하는 프로그램으로, 12월 둘째 주부터 4월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강습은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2시간씩 잠실종합운동장과 석촌호수에서 이루어진다.

동마 대비 동계강습회 ‘정석근마라톤사관학교’
12월 6일부터 3차례 훈련 뒤 정식 등록 받아

정 감독은 이번 기수에서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다. 강습료를 받기에 앞서 참가 의사가 있는 동호인들에게 훈련 과정을 공개적으로 검증받겠다는 것. 2기 지원자를 대상으로 3회 훈련을 진행한 후 만족하는 지원자에게만 강습료를 받고 정식으로 2기를 출범한다는 계획이다. 정석근 감독은 이 방식이 훈련 효율과 만족도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훈련 프로그램이 자신과 맞는지 확인할 기회를 주고 싶었습니다. 맞지 않는데도 강습료를 이미 냈다는 이유만으로 참고 훈련해야 한다면 불행한 일이지요. 3차례 훈련에 참가해본 뒤 최종 결정할 수 있게 하면 그런 폐단을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지원자만 훈련을 검증하는 것이 아니다. 3회 훈련 동안 사관학교 측에서도 참가자를 검증한다. 훈련 프로그램을 소화하기 어렵다고 판단되면 본인이 만족하더라도 다른 훈련방법을 제시할 생각이다.

“정석근마라톤사관학교는 개인별 맞춤 프로그램을 제시하고 있지만, 단체로 훈련을 진행하는 만큼 모든 러너를 포용할 수는 없습니다. 적어도 풀코스를 제한시간 내에 완주할 정도는 돼야 전체 흐름에 맞는 훈련을 제시할 수 있지요. 단지 의욕만 너무 앞서서 강습회에 참가한 회원이나 단체훈련 방식에 적응하지 못하는 회원은 시간과 돈을 낭비하지 않도록 지도자가 걸러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독학으로 실업팀 들어갔던 풍운아 정석근 감독
동호인들에게 최적화된 훈련 제시하는 게 목표

사관학교의 수장 정석근 감독이 무료훈련을 통한 공개검증을 자처하면서까지 동호인 지도에 열정을 쏟는 것은 그가 마라토너로서 살아온 이력과 무관치 않다. 그는 고등학교 3학년 때까지 육상은 물론 어떤 운동도 경험해보지 않은 평범한 학생이었다. 3학년 때 취업을 나가서 일찍 술을 배우다 보니 몸이 나빠졌고, 건강을 위해 혼자 달리다가 달리기 재능을 뒤늦게 발견한 케이스다.

독학으로 1년쯤 운동해서 5000m 기록을 15분 후반까지 끌어올린 그는 육상선수 이력 없이 대구시청 팀에 입단테스트를 받고 월급은 없지만 선수자격은 갖는 무급 선수로 입단할 수 있었다. 이후 대구은행으로 자리를 옮겨 제대로 연봉을 받는 선수가 됐고 영주시청, 경주시청, 안동시청 등을 거치며 장거리 선수로 활동했다.

그러나 애초의 포부만큼 선수로서의 커리어를 쌓지는 못했다. 하프마라톤을 1시간 6분대까지 뛰었으나 풀코스는 한 번도 완주하지 못했다. 완전히 몸을 만들지 못한 상태로 참가하여 초반엔 무조건 선두그룹을 따라가다 보니 중반 이후 정상적인 레이스를 할 수 없었던 것이다. 선수생활의 시작부터 또래 선수들에게 크게 뒤진 채로 시작한 것이 그에게는 두고두고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정석근 감독이 동호인 지도자로 변신한 것은 2001년 무렵이다. 단순히 스케줄만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몸을 만들고 함께 대회에 참가하는 지도 방식에 회원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그가 선수생활 내내 실패했던 마라톤 풀코스도 지도자가 되어 처음 성공했다. 풀코스 최고기록은 2012년 서울국제마라톤에서 세운 2시간 28분 21초다. 그는 이 기록에 만족하지 않고 회원들과 늘 강훈련을 소화하며 2시간 25분대를 노리고 있다.

정 감독은 정석근마라톤사관학교가 내년 서울국제마라톤에서 괄목한 만한 성과를 보여줄 것이라고 자신한다. 첫 번째 공개검증 훈련이 될 2기 첫 훈련은 12월 6일(토) 오전 10시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진행된다. 다음카페(http://cafe.daum.net/jskmarathon) ‘신입회원 모집란’ 메뉴 ‘제2기생 모집’ 글을 열고 지원카드를 작성하면 훈련에 참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