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가이드

‘2015 더 컬러런 코리아’ 대회가 7월 18일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렸다. 화려한 컬러 파우더를 맞으면서 5km 코스를 달리는 이 대회는 1만6000명을 모집했고, 대회장엔 정원을 다 채운 듯 보이는 인파가 운집했다. 일반등록 4만5000원, VIP등록 8만원(기념품 구성 추가)의 꽤 부담스러운 참가비를 책정했지만 대회가 가진 매력으로 흥행에 성공한 것이다.

컬러런은 2012년 미국에서 시작돼 40개국 300여개 도시에서 개최(2014년 기준)되고 있다. 10~20대 젊은 층을 타킷으로 하며 짧은 거리 러닝을 즐기는 초보자와 비 러너의 참여를 독려하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기록측정도, 순위시상도 하지 않는다. 한마디로 말하면 러닝을 빙자해 엉망진창으로 뛰어 노는 대회다.

한국에서 열린 컬러런 역시 그러한 대회 컨셉을 충실하게 보여주었다. 오전 9시 출발신호가 울리자 잠실종합운동장 곳곳이 빨강, 주황, 파랑, 보라 등 원색적인 컬러 파우더에 물들었다. 5km 코스 안에서 제한적이나마 용인되는 작은 일탈에 젊은 참가자들은 신명나게 뛰어놀았다. 일정한 페이스를 유지하며 코스를 열심히 따라가기보다는 ‘곳곳에서 셀카질’과 ‘내맘대로 역주행’을 서슴지 않으며 자유분방한 달리기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서로 모르는 상대에게 파우더를 뿌리고, 심지어 바닥에 드러눕는 주자들도 쉽게 볼 수 있었다. 젊은 에너지를 체험하고자 대회에 참가한 나이 지긋한 러너들을 잔뜩 위축시키기 충분했다.

레이스 후에는 인기 래퍼 산이의 공연까지 펼쳐지면서 ‘러닝 축제’라는 컨셉을 완벽하게 구현했다. 특히 남녀 비율이 거의 비슷해보일 정도로 젊은 여성 참가자와 커플 참가자가 많았던 부분은 여느 이벤트성 러닝대회들과도 차별되는 대목이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없지는 않았다. 너무 많은 인파에 비해 협소한 대회 코스가 대표적이다. 서울대공원(과천) 내부도로에서 치러진 작년 대회가 ‘컬러워킹’이라는 놀림을 받을 정도로 붐볐는데, 올해도 사정이 마찬가지였다. 잠실종합운동장 내부 도로를 굽이굽이 돌아 어렵게 구성한 5km 코스는 달릴 맘이 있는 주자도 걸을 수밖에 없을 만큼 좁았다. 그마저도 그룹을 세분화하여 1시간 넘게 순차출발을 해서 레이스가 가능했다. 아마도 컬러 파우더를 뿌리는 대회 컨셉 탓에 일반도로나 녹지공원 대관이 어려웠을 것이고, 이런 사정은 내년에도 비슷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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