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인 최초로 미국대륙 무지원(단독) 횡단에 성공한 재미동포 강명구(57) 씨가 이번엔 모국에서 전국일주 장정에 나선다. 강 씨는 한국에서 약 한 달간의 준비과정을 거친 뒤 9춸 초 레이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번에도 미국 횡단 때와 같이 침낭과 코펠 들 생존장비를 실은 특수 유모차를 밀면서 뛴다.

강명구 씨는 지난 2월 1일 LA 산타모니카 해변에서 미국횡단 대장정을 시작해 125일 만인 6월 5일 5040km 횡단에 성공해 화제가 된 바 있다. 2010년 한인최초 미국대륙 횡단(동반)에 성공한 권이주(70) 씨에 이어 2번째 쾌거였다. 이번 전국일주는 엄청난 도전 성공 후 불과 3개월 만에 시도되는 것이어서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받고 있는 상황이다.

강 씨의 전국일주 코스는 뛸 수 있는 국토(남한)의 외곽을 한 바퀴 도는 것이다. 인천 또는 임진각을 출발해 서해안을 따라 땅끝마을까지 달린 뒤 남해안 코스를 타고 부산을 찍는다. 이어 동해안을 따라 남한 최북단 고성까지 달리고, 서편으로 방향을 틀어 DMZ와 가장 가까운 코스를 따라서 출발 지점으로 골인하는 코스다.

총 거리는 미국횡단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1800km 정도이며, 한 달 반이면 완주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레이스 중 통일 이벤트를 계획하고 있어 총 기간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번에도 무지원 전국일주이지만 미국횡단처럼 외로운 레이스는 아니다. 국내 최대규모 마라톤 동호회인 런너스클럽 회원들이 구간을 나누어 동반주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주로 여건이 좋은 구간에선 다른 동호인들의 참여도 고려하고 있다.

강명구 씨의 이번 도전은 제3의 인생을 시작하는 특별한 기념식과 같은 것이다. 30대 초반에 미국으로 건너간 그는 25년간 무난한 이민자의 삶을 살았다. 그러나 미국횡단을 통해 젊은 시절 가졌던 문학에 대한 열정이 되살아나면서 한국에 돌아가 작가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올해 안에 기존에 쓴 글들을 다듬어 책을 출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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