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가이드

대구시가 오는 2017년 대구 세계마스터즈 실내육상경기대회를 개최한다. 3월 19일부터 7일간 세계 60개국 4천여 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국제행사다.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유치조건으로 건립된 실내육상경기장을 세계무대에 선보이는 첫 국제 이벤트이기도 하다.

올해부터 본격적인 준비에 돌입한 대구시는 지난 5월 대회 개최를 위한 기본계획을 수립했으며 엠블렘, 마스코트 등 대회 상징물을 확정했고 현재 대회준비 세부계획을 마련 중이다. 또한 2014년부터 대구 전국실내마스터즈 육상경기대회를 창설해 세계대회의 리허설 대회로 매년 개최하고 있으며, 같은 해부터 세계대회에 선수단과 홍보단을 파견하고 있다.

꽤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준비 계획이 수립돼 있는 듯 보이지만, 육상 관계자나 동호인들은 2017년 세계대회 성공을 쉽게 점치지 못하는 분위기다. 이유는 굳이 오래 생각할 필요도 없다.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경험 때문이다. 당시 언론은 예매율 80%에 달하는 흥행대박이라고 호들갑을 떨었지만 현실은 학생 강제동원과 기업의 단체구매가 상당수였다. 2017년 세계마스터즈대회에서도 그런 전철을 밟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스타 없는 ‘국제 동호인 행사’ 객석 채울 방법은 있나?
국내대회 리허설, 국제대회 선수파견 모두 주먹구구식

2014년 11월에 시작한 대구 전국실내마스터즈 육상경기대회는 동호인들에게 인지도가 매우 약하다. 올해도 대회가 코앞인데 모객이 잘 되고 있는 것 같지 않다. 로드레이스 외에 육상경기 동호인 층이 거의 형성돼 있지 않은 현실을 감안하면 하프마라톤과 5km 이외 종목에 과연 참가자가 있을 지도 의문이다.

이 대회의 흥행 여부는 곧 2017년 본 대회의 선수선발과 직결된다. 마라톤이나 트랙 장거리는 동호인층이 두터워 선발전을 치를 만하겠지만 트랙 중단거리나 도약 및 투척경기는 지금 이대로라면 은퇴선수를 끌어모아 참가선수단을 꾸려야 할 것이다. 가능한 한 선수자원을 발굴해서 순수 마스터스 참가자 비율을 높이는 계획이 필요하다.

그런데 언론 보도만 보면 이런 문제가 기우처럼 보인다. 주최 측은 대회 홍보를 위해 2014년 3월 헝가리 부다페스트 대회에 대표단 및 선수단 35명, 2014년 9월 일본 아시아대회에 홍보단 9명을 파견했으며, 2015년 8월에는 프랑스 리옹 대회에 대표단 및 선수단 19명을 파견했다. 내년에는 아시아마스터즈육상경기대회(싱가포르, 5월)와 세계마스터즈육상경기대회(호주, 10월)에 선수단 및 홍보단을 파견할 예정이다.

우리가 모르는 체계적인 선수선발 과정이 있고 선수자원도 의외로 풍부한 것일까? 그렇지 않다. 실제 파견됐던 동호인들은 파견비용 일부를 부담할 수 있는 동호인이면 쉽게 대표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들 중 일부는 처음 접해보는 종목에 출전했으며, 경기장에서 룰을 이해하지 못해 심판들을 당혹케 했다. 때문에 파견된 선수들조차 “이럴 바엔 선수 파견을 안하는 게 낫다”고 말할 정도였다.

올해 리옹 대회에서 세계마스터즈육상경기연맹(WMA) 스탠 파킨스 회장은 대구대회에 4000~5000명 규모의 선수 참가를 장담하며 힘을 실어줬다. 그의 말대로라면 참가자 모객은 확보된 셈이다. 남은 문제는 내부에 있다. 당장 내년 세계대회에 파견할 선수선발 기준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선발전을 통해 입상자는 전액지원 파견, 기록 우수자는 일부지원 파견하고 단순 희망자는 무지원 파견하면 된다. 로드레이스는 기존 동호인 대회를 통해 선발전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다.

관객 동원은 어떻게 할까? 또 대구시 소재 봉사모임 회원이나 중고등학생 등을 동원해 반 강제로 관람시킬까? 그보다는 관람료를 파격적으로 낮춰 유료티켓 판매를 늘리고 다양한 부대행사 및 연계행사를 마련해 복합관람을 유도하는 편이 바람직하다. 대회 기간 대회장 근처에서 육상용품 엑스포를 열면 어떨까? 단순 전시만 하는 행사 말고 마라톤대회 엑스포처럼 실제 구매가 활발히 이뤄지는 엑스포 말이다. 육상 관련 영화 무료야외상영이나 육상종목 체험행사, 육상 지도자의 원포인트 레슨 등 붙일만한 것들은 많다.

내년 1월에는 2017대구WMA대회 추진단을 TF팀으로 구성해 운영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들 전담팀은 참가선수와 동반가족이 일으킬 경제효과보다 대회의 내실과 관중참여의 방법에 방점을 찍고 활동하기를 바란다.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실내육상경기장의 지속 가능한 활용모델을 찾는 일이 ‘국제육상도시’ 대구시에 부여된 선결과제이기 때문이다.

※ 세계마스터즈육상경기연맹(World Masters Athletics)은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에 의해 1975년 스웨덴에서 조직된 비영리단체, 35세이상의 마스터즈들이 자부담으로 참여하는 2년마다 개최되는 육상경기대회를 관장하는 기구, 세계166개국 가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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