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을 접한지 겨우 2년 남짓되었다. 

하프를 겨우 열번도 뛰어보지 않고 무슨 풀코스를 하냐고, 남편은 내게 결국 협박을 한다.

이혼을 하던지, 마라톤을 때려치우던지.

국제마라톤 신청후 거의 매일 다투기 일쑤였다.

나이 마흔 일곱에 별짓을 다 한다는 핀잔을 들으면서도 결코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내 인생에 있어서 가장 찬란한 하루가 두팔벌리고 있는데, 어찌 그만두랴

이혼서류와 혹시 모르니 보험증권까지 머리맡에 두고 서울로 향했다.

처음엔 완주만 하자는 목표였으나, 수많은 사람들 사이에 내가 함께 한다는 즐거움이 나를

자극하기 시작했다.

마라톤은 자신과 노는 놀이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기쁘고 즐겁게 나를 만나 지나온 시간들을 다독거리며, 용기와 힘을 주며 행복한 시간을 달려보는 것이다.

첫 도전이 결코 무모한 행동이 아니었음을 나는 확인했고 행복한 축제의 시간을 보내고 돌아왔다.

4시간06분35초의 기록으로 나는 드디어 마라톤과 손을 잡았다.

나는 마라톤을 선택한것을 결코 후회하지 않을것이다. 물론 살아돌아왔으니 이혼도 하지 않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