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 풀코스 마라톤 (개고생) 도전기

작년 11월 하프를 1:55에 완주하고 자신감이 붙어 덥썩 풀코스를 신청했으나 추워서+감기로 연습을 게을리한게 화근이었다. 어제 2km정도를 가볍게 뛸때 다리가 좀 무거운게 영 마음에 걸렸는데, 그래도 내심 4:30안에는 들어오겠지 잘하면 4:10정도도 가능할거야 하고 근거없는 자신감으로 집을 나섰다. 메이저 대회 풀은 처음이라 사람이 엄청 많은거에 우선 놀랐고. 정신없이 화장실 갔다와서 짐을 부치고 나니 금새 출발시간이 되었다 나는 E조라 마지막 출발. 8:20정도에 출발선을 통과했다. 대략 초반엔 어느 대회나 속도를 내고 싶어도 낼수가 없다. 사람들 틈에 끼어서 6:20 페이스를 겨우 유지하고 있는데 조바심이 났다. 몇명을 앞질러 종로 대로변과 청계천길을 달렸다. 12km쯤 뭔가 이상을 느꼈는데.. 원래 이정도에서는 다리가 무거우면 안되는데 이상하게 속도가 안난다. 억지로 6:00페이스 정도로 뛰었다. 아직 많이 남았는데.. 20km 첫번째 간식코너에서 초코파이와 바나나 반개를 흡입하고.. 하프 통과시간이 2:10정도.. 대략 같은 페이스로 뛰면 4:20가능. 하지만 그럴리가.. 하프를 지나고 나서 페이스가 급격히 떨어졌다. 급기야 30km 지나서는 다리가 풀려 걷다 뛰다를 반복... 아직 많이 남았는데 ㅠㅠ 잠실대교 초입에 들어서니 저멀리 롯데월드2 타워가 날 비웃듯이 내려본다. 하늘이 노란데 이게 황사때문인지 힘들어서 그런건지. 어떻게 건넜는지도 기억이 안나는 잠실대교를 지나.. 잠실역을 지나쳐 간다. 이제 지하철역으로 두정거장.. 평소같으면 얼마안되는 거리인데 다리가 천근만근이니 너무나 멀게 느껴진다. 끝날것 같지 않던 코스가 이제 끝이 보이고.. 주경기장앞에 밀집한 관중들.. 걸으면서 끝낼순 없어 이를 악물고 뛰어본다. 주경기장 트랙이 너무나 길지만 힘을 내 겨우 4:58에 통과. 내가 왜 비싼돈주고 이짓을 할까 생각을 열두번도 더했지만 좀 지나면 잊어버리고 또 뛰겠지. 당분간은 하프까지만 뛰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