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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가이드 - 대회참가후기
제 목 동마의 쓰라린 기록을 분석으로 달래보았습니다.
작성자  안동오 - 2016-04-05 오후 7:09:45 

동마 참가기(Born to Run & Run to Born)

 

마라톤에 입문한지 9년차이나, 횟수로는 네 번째 참가한 봄맞이 국제대회 동마. 작년에도 2016 서울국제마라톤 참가기를 써보았지만 올해도 기회가 주어져 이번에는 참가기를 꼭 쓰게 되었다. 그 쓰게 된 사유는 이러했다.

 

이 날은 내게 마라톤이라는 운동에 대하여 다시 생각해보게끔 하는 계기가 되는 가장 치욕적인 날이었다. 대회기록을 보자면 처음 완주했던 기록과 비슷하게 나왔기 때문이다. 그런 처참한 기록을 보며 9년 결실이 과연 이것이었을까 재차 의문을 갖게 되어 안 좋은 결과가 발생하게 된 원인을 찾아보기로 하였다. 실력 나쁜 체조선수가 마루가 미끄럽다고 탓을 하나 나 역시 실력이 나쁜러너인지라 이런 저런 탓을 해보며 나름대로 분석을 해본 결과 5가지로 귀결되었다.

 

첫째 날씨 탓이다. 오늘은 유난히도 더운 날씨에 속했나 보다.

대회가 열리는 이맘때쯤의 날씨는 항상 추웠다. 하지만 이상기온이련지 몰라도 아침 일찍 광화문 광장에 나왔는데 몸이 춥다고 윈드 자켓을 걸칠 날씨는 아니었다. 차례대로 출발 이후 주로를 뛰면서 몸은 점차 더워지는데 오늘 따라 더위가 빨리 다가와 몸이 통제력을 상실해 축나게 되었다고 본다. 물론 건강하지 못한 몸도 한 몫 했다고 보여진다.

 

둘째 감기 탓이다.

저번 달 모 직원으로부터 옮은 감기가 여건상 보건소를 몇 차례 갔다와도 다 나았겠거니 하면 새로운 유형으로 전이되어 아직도 감기는 진행 중이다. 약은 여전히 먹고 있으나 이제껏 진행된 양상으로 봐서 쉽게 떨어질 것 같지는 않으니 참 고민이다. 3월 초엔 감기로 인해 접수된 자격시험도 포기할 정도로 고사장 가기가 두려워 밖에 안 나갔지만, 이후 몸이 계속 낫지 않은 관계로 만사가 다 귀찮아졌다. 대회 당일에도 감기는 낫지 않아 대회에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셋째 연습 부족 탓이다.

지방에서 근무하는지라 재작년에는 업무시간 끝나면 주중에 2차례 연습을 하곤 했으나, 업무가 바빠져 주중 연습을 포기했고 서울 가서 뛰게 되는 주말 연습을 하게 되었다. 지금은 여건이 나아져도 그런 일상습관 탓인지 주중은 연습을 안 하고 있기에 봄 날씨 속에 아지랑이 피듯이 내 몸의 살도 살포시 핌을 거울을 통해 종종 목격하곤 한다. 계속 거울을 보면 볼수록 가슴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불룩해진 옆구리 라인을 쳐다보며 체형이 그다지 맘에 들진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걍 하기도 싫으니 이를 어쩌랴. 어쨌든 주중에도 뛰어야겠다는 마음은 거울을 볼 때마다 자각하고 있다.

 

넷째 식습관 탓이다.

통상 풀 코스 대회 참가에 앞서 2월에 열리는 하프 대회에 참가해보곤 하는데 지인의 권유로 뜻하지 않게 바나나를 아침식사로 준비하게 되어 호기심 반으로 먹고 뛰어봤다. 풀이 아닌 하프니까 아무렇지 않게 뛰었음을 감안하여 이번에는 무모하게 풀 대회 당일 아침 과일의 종류를 달리하여 사과 2개랑 두유를 넣은 시리얼을 먹고 믹스커피를 마시고 대회에 임하였다. 처음엔 배에 포만감을 느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먹었던 그것이 대회와는 무관한 영양소이다 보니 하프를 지나고 나서는 체력이 고갈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뛰던 중 아는 지인한테 추월도 당하고 지나치는 급수대도 아예 단골집 삼아 눈도장 찍듯이 자주 들려 자포자기 하는 심정 속에서 회송버스도 타볼까 하는 생각도 문득 들었지만 그걸 타면 러닝을 그만 두는 거랑 다름없다고 여겨졌기에 주로에서 다리를 끌다시피 하는 고문을 달리는 내내 계속 겪게 되었다. 아마도 탄수화물이 소진됨이 원인이라 보여진다. 다음부터는 에너지원으로 작용하는 탄수화물이 가득 한 밥을 꼭 먹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다섯째 자세 미흡 탓이다.

처음 마라톤 시작할 때 뒷굽 착지로 하였으나 뛰다 유튜브 영상을 보고 멋있게 느껴져 점차 앞굽 착지를 의식하게 되어 자세변환을 의도적으로 하기 시작했다. 하프 지나고 나서 발 앞부분이 아파 뒷굽 착지를 병용해 뛰었으나, 이젠 체력 고갈도 더하여 발목 자체가 아파 대회 참가 자체가 고역이었다. 대회 후에 지인한테 여쭤보니 착지는 몸자세 가는대로 따라오는 것이고 신경 끄고 몸자세부터 교정하는 게 부상 안 당하는 지름길이라며 자세 교정은 짧게는 6개월에서 길게는 2년 이상 걸리는 지루한 작업이라고 말씀하시면서 하루아침에 착지를 바꾼다는 생각이 잘못된 것이라고 조언하셨고, 아울러 몸자세부터 교정해야 착지가 자연스레 미드 풋을 거쳐 포어 풋으로 발전된다고 누차 설명을 하셨다. 나는 이 또한 새로운 고민으로 다가와 그 조언을 받아들여 다시 뛰고 있는 중이다.

 

참가기 제목에서 일컫는 ‘Born to Run 본투런’이란 뛰지 않으면 몸이 금방 살찌는 기형체질을 가진 나는 계속 뛰어야 하는, 뛰기 위해 태어난 인생을 말하는 것이고,

‘Run to Born 런투본’이란 이번 대회의 쓰라린 경험을 통해 흐트러진 맘을 다잡아 러닝맨으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 달린다는 걸 의미한다.

앞으로는 더이상 전철을 되밟지 않으리라 다짐하며 여느 대회를 향해 오늘도 마음잡고 뛰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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