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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가이드 - 대회참가후기
제 목 부상 중 2016 동아마라톤을 마치고...
작성자  조무길 - 2016-04-07 오전 7:56:34 

부상 중 2016 동아마라톤을 마치고...

 

2010년 9월초

태어나 처음으로 달리기를 (아니 운동이라고는) 처음 시작했다.

시작한지 7개월 만에 첫 풀코스 (2011 동아마라톤을) 달리고

어제 6번째 동아마라톤을 완주했다.

 

첫 풀을 마치고 완주 후기를 쓴 후

오늘 다시 쓰는 후기는 나름 의미가 있다.

 

사실 마라톤과 만나기전의 나는

십년 넘게 약을 복용해도 나아지지 않았던 몇 가지 질병이 있었다.

(고지혈증, 목 디스크, 식도염)

 

그러던 내가

마라톤과 만난 후 1년도 되지 않아

언제 나았는지도 모르게 모든 증상이 없어진걸 알았다.

(가족들도 그 점에 대해서 마라톤 하는 걸 응원한다.

뭐 약값 절약만 해도 대회 비용 내고 남으니까)

 

특히 식도염이나 위염의 경우

신경성 질환인 경우가 대부분이니

정신적인 면이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는데

그런 증상이 사라졌다는 것은

성격도 많이 좋아 졌다는 걸 의미한다.

(뭐 지금도 그리 대범한 성격은 못 되지만...)

 

마라톤과 만나고 얻은 건 또 있다.

집과 일 밖에 모르던 내가

여러 달림이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이 세상에 “조무길” 이라는 사람도 살고 있음을

조금은 더 알릴 수 있었다.

(그 중에 연합회 활동이 가장 큰듯하다.)

 

이 글을 쓰는 진짜 큰 이유는 지금부터다.

 

몇 달 전 (지난 연말 경)부터 발에 부상이 와 통증이 시작되었다.

병원에 가보고 약국에 가보고 정말 답답했었다.

일 하는 것 외에는 나를 느끼며 살아가는 것이 오직 달리기인데

그것을 영 못하게 되는 건 아닌지 하는 우울함...

(병원에서는 어디 부러지거나 찢어진 곳은 없고

나이가 들어 퇴행성 질환이 시작 된 것이니 무리한 운동은 그만 두란다...)

 

사실

빨리 낮지 못한 이유가 내 성격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계속 쉬면 아예 흥미를 잃을까봐 한 열흘 쉬면 다시 달리고

달리고 나면 다시 악화되고를 반복

 

어제의 동아마라톤은 꼭 달리고 싶었기에

열흘 전부터 한 번도 달리지 않고 염증 약을 강하게 먹으며 준비했다.

(독하게 먹은 약 때문에 위가 조금 부은 상태)

달리는 도중 크게 고장이 날 수 있다는 생각에

처음으로 배 번호 뒤에 만원 지폐 한 장을 준비하고

진통제 두 알을 준비했다.

 

발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모든 신경을 써가며 달리기 시작했다.

하프 지점에 다다르자 증상이 나타난다.

얼른 진통제 두 알을 한꺼번에 먹고 나니 더 심해지진 않는다.

제발 탈 없이 골인 할 수 있기를...

 

드디어 골인했다.

전철 타지 않고...

기록 경신 보다 더 기쁘다.

왜냐면

앞으로 계속 달릴 수 있다는 희망의 선물을 얻었다.

 

즐거운 마음으로 집에 돌아와

너스레를 떨며 배 번호 뒤의 만원을 꺼내어 아내에게 건네며

“이거 일등해서 백만 원 상금 탄 걸로 생각해”하니

픽 웃으며 고이 모셔두겠다 한다.

 

내가 선수도 아니고

기록 뭐 그리 중요할 이유가 없다.

다치지 않고 오래 달릴 수 있다면 그것이 행복이다

대회 마친 다음날 아침에

이렇게 상쾌한 기분은 이번이 처음이다.

 

잠실로 출발 전

화장실에 줄서서 들은 대화 내용

“누구 씨 안녕하세요?

요즘도 열심히 달리시죠?

동아에서 sub-3 하셨죠?

동아에서 네 번 했는데 요즘은 4시간 반에 맞춰서 달려

이제 죽기 살기로 달릴 이유를 모르겠고

천천히 달리며 진짜 달리기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것 같아“

 

내가 보기엔

50대 후반이나 60대 초반으로 보이는데

아담하면서 다부진 몸매로

몸에 부상이 있어 보이지도 않고

정말 즐기기 위해 천천히 달리는 듯하다.

 

열심히 하기 위해선 기록도 목표도 중요하다.

하지만 무리 하지 않고 서서히 목표를 수정 해 가는 것이 중요하다.

건강을 위해서 하는 운동이니

내 몸을 읽어가며 쉬어 가는 것도 반드시 필요하다

 

많은 마라톤 교실이 있다.

우리 연합회에도 정기적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아쉬움과 바람이 있다면

프로그램 내용이

“빠르게 잘 달리는 방법” 보다는

“건강하게 행복하게 달리려면”으로 바뀌어

누구도 소외되지 않고

모두가 행복한 달림이 가 될 수 있기를 바래본다.

 

첫풀= 03:58:33

최고= 03:26:27

어재= 03:50:30

 

나처럼 달리기 실력이 부족한 사람은

다른 쪽에서 재미를 찾을 수도 있다.

 

나는 이색적인 대회에 적극 참여한다.

(경마장, 갯벌, 알몸, 산악 등..)

또 대회 기념품도 열심히 모아둔다.

(기념품, 사진, 배 번호, 기록증, 메달 등...)

 

나는

매년 한 권씩 나의 달리기 흔적들을 책으로 제작한다.

나중에 필요 없는 물건이 될지는 모르지만

지금 당장 나에게 달리는 재미를 잃지 않도록 해 주는 큰 부분이다.

 

우리 모두의

행복한 달리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2016년 동아마라톤을 마치고

기분 좋은 마음에

순서 없이 마구 쓴 “무길”이의 너스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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