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등단 30년을 맞은 세계적인 인기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서른 세살이던 1982년 가을, 달리기를 시작했다. 그해는 1979년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로 군조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한 하루키가 몇 년째 운영하던 재즈 카페를 접고 전업작가로 나선 해였다. 몇 년 동안 가게 문을 닫은 후 동이 틀 때에야 잠자리에 들었던 그는 전업 덕분에 오전 5시에 일어나 오후 10시 전에 잠자리에 드는 안정된 생활을 하게 됐다. 하지만 새로운 문제가 기다리고 있었는데, 하루 60개비의 담배와 책상 앞에 앉아 글을 쓰면서 불어난 체중이었다. 해결책이 바로 달리기였다.
달리기는 “동료나 상대를 필요로 하지 않고, 특별한 도구나 장비도 필요 없으며 특별한 장소도 필요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저 달리기에 적합한 운동화가 있고, 길만 있으면 마음 내킬 때 달리고 싶은 만큼 달릴 수 있었다.
이렇게 시작해, 그는 지금까지 거의 매일 조깅을 하고, 매년 적어도 한 번은 마라톤 풀코스를 달려왔다. 2007년 가을까지 그는 마라톤 풀코스를 25번 완주했다고 한다.
그는 왜 달릴까. 달리기를 통해 자신의 삶과 내면 그리고 글쓰기를 돌아본 회고록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문학사상)에는 이에 대한 답이 들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