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가이드

더운 날 한 시간 이상의 장거리를 달려본 사람들은 서늘한 날씨의 달리기보다 훨씬 더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주로 주위의 시원한 지하수나 음수대의 차가운 물로 머리를 식히면 정신이 번쩍 들면서 조금 전까지와는 전혀 새로운 느낌의 즐거운 달리기를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것도 알고 있을 것이다. 우리 몸은 운동 근육으로의 혈액이나 산소 전달 혹은 근육대사에 장애가 없더라도 개인적으로 체온이 특정 수준까지 올라가면 운동을 중단하는 경향이 있다. 체온이 상승된 것 외에는 서늘한 기온에서 더 힘들게, 더 오랫동안 사용할 만큼 에너지가 고갈되지도 않았는데도 심한 피로를 느끼게 된다. 이것은 신체내의 중심체온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높아지면, 뇌의 운동을 관장하는 부위의 기능이 둔화되어 운동 근육을 움직이는데 동원되는 운동단위(운동 신경과 운동근육 섬유의 접합체)의 수와 강도가 감소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울 때는 서늘한 아침에 운동하거나 운동 강도를 아주 천천히 증가시켜 뇌 또는 뇌로 가는 혈액의 온도가 특정 온도까지 체온이 상승되는 시간을 늘임으로써 일사병같은 부작용을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다. 더운 날 최대산소섭취량의 75% 수준의 고강도 훈련 중에 얼굴만 차갑게 해도 운동 지속 시간이 약 50% 정도 증가된다는 연구 결과는 얼굴을 차갑게 하면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목의 경동맥의 혈액을 차갑게 만들어 내이의 온도와 뇌의 온도 역시 낮아지기 때문으로 추측되고 있다. 그러므로 더운 날 운동을 할 때 물에 적신 스폰지로 몸을 닦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 피부 온도가 상승하면 팔과 다리의 정맥들이 확장되어 정맥들에 많은 혈액이 고이게 되고, 그 결과 심장으로 되돌아 가는 혈액의 양이 상당히 줄어들게 된다. 스폰지로 피부온도를 낮추어서 팔다리의 정맥 혈관들이 수축하여 심장으로 되돌아 가는 혈액의 양을 증가시켜 낮은 심박수에서 높은 1회 심박출량을 유지하게 해준다. 또 탈수를 예방하기 위해 적절한 양의 수분을 섭취해야 하는 것도 체온조절에 중요한 부분이다. 우리 몸은 필요 이상의 수분을 저장할 수 없기 때문에 운동 시작 전에 과도하게 물을 많이 마실 필요가 없다. 자신의 소변이 맑은 색을 띨 정도가 적절한 양이며, 마신 음료가 인체 내로 흡수되어 소변으로 나오려면 1-2시간이 걸리므로 운동 시작 2시간 전에 마지막 수분 보충을 하는 것이 적당하다. 만약 날씨가 덥고 자신의 수분 보충의 적절성에 대해 의문이 생기면 출발 5분 전후로 400-500cc의 음료를 마시는 것도 방법이다. 운동하는 동안에 체온을 상승시키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탈수 수준보다 운동강도이다. 운동하는 동안에 발생하는 탈수는 체온을 과도하게 상승하도록 만들어 주자들을 일사병의 위험에 빠뜨릴 수는 있지만, 탈수의 건강상 위험에 대해 병적으로 과민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으며 탈수 때문에 피로가 초래되는 것도 아니다. 마시고 싶은 만큼만 마시는 것이 더 효과적인 지침이다. 운동하는 동안 수분을 보충하는 한 가지 중요한 이유는 땀의 분비로 인한 전해질의 손실을 보충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장시간의 운동으로 땀에 의한 염화나트륨의 손실이 많아지면 신체 내의 수분 저장량도 감소되어야지, 수분만 계속 증가되면 혈액이 희석되어 수분 중독증이라는 위험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운동하는 동안의 음료 섭취는 가능하면 나트륨이 포함된 스포츠 음료가 안전하다. /달리는 의사들 이동윤